i know you did it all
한번은 옷을 샀는데 내가 사는 242-22번지 203호가 아니라 244-22번지 203호로 오배송된 적이 있다. 택배 기사 전화를 못 받았던 터라 나중에 전화해보니 집 앞 운동화 빨래방에 맡겨뒀다던데, 아니, 내가 사는 근처엔 빨래방이 없는걸-_-? 결국 집에서 한 골목 더 올라가 그 운동화 빨래방에서 물건을 찾긴 찾았다.
오늘은 내 방 앞에 롯데아이몰에서 온 커다란 박스가 있었다. 전화도 오지 않았고 이렇게 큰 걸 산 적도 없다. 누가 추석 선물이라도 보냈나+_+ 싶어서 일단 뜯으려다가, 라벨을 보니 내 이름도 아니고 주소도 다르다. 244-22번지 203호로 갈 물건이었던 것.
친절한 나님은 라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.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. 95 사이즈 캐주얼 가죽 점퍼-_-를 입을 만한 사람의 목소리는 아니었는데, 어쨌든 사정을 설명하고 집 근처(그러니까 그의 집 근처이기도 한) 약국 앞에서 물건을 건네기로 했다.
약국 앞에서 한 3분 기다리니 후드티를 입은 작은 남자가 “살다 살다 이런 일 처음이네요” 하며 다가왔다. 딱 보니 학생이네. 박스를 주고 돌아서려는데, 그가 친절하게도 주머니에서 도브 초콜릿을 꺼내 내게 건넸다. 수고하시라며. 음, 뭘 수고하라는 건지는 모르겠는데, 어쨌든
초콜릿은 잘 먹겠습니다.